[더페어 프리즘] 닉네임만 바꿔 의정부 주민 커뮤니티에 지속 '댓글작업'… 특정 정당 관계자 의혹
주민 가장해 시의원 등 특정 정당 정치인 띄우는 댓글 달고 대화명 변경 "지역 커뮤니티는 주민들의 순수 교류의 장… 분열 조장 엄단"
[더페어] 이용훈 기자=의정부 고산신도시 주민들을 중심으로 생활정보 등 교류를 위해 개설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가 특정 정당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일명 '댓글 작업'으로 논란을 낳고 있다.
논란은 지난달 23일 약 6만6천여 명이 활동하는 '고산신도시 연합카페(이하 고신연)'에 한 가입자가 게시한 게시물에 달린 댓글로 시작됐다. 게시물은 의정부시가 다자녀의 기준을 두 자녀로 확대해 시행한다는 내용의 글이었는데, 해당 게시물에 '특정 시의원의 발의한 조례인데 현 시장이 그 공을 가로챘다'는 뉘앙스의 댓글이 달린 것이다.
해당 게시물을 작성한 주민은 현 시장을 칭찬하는 글도 아니고 특정 정당에 대한 언급도 없었는데 맥락에 맞지 않는 댓글이 달린 것이 의아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댓글을 작성한 아이디는 커뮤니티 활동 닉네임을 '시니'에서 '뜐뜌니'로 바꿨고, 게시물 작성자의 의견에 동조하는 댓글 여러 개가 추가로 달리자 급기야 해당 커뮤니티를 탈퇴했다.
해당 댓글을 작성한 사람이 특이한 행적을 보이자 주민들은 특정 정당 관계자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 의혹은 다른 의정부 주민 카페에서도 비슷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짙어졌다. 마찬가지로 의정부 시민들이 정보 교류를 위해 개설한 카페 '의정부이야기'에서 똑같은 내용의 댓글이 발겼됐다.
비슷한 내용의 댓글을 작성한 이의 활동 닉네임은 '서니얍'으로, 확인 결과 고신연에 같은 내용의 댓글을 달았던 '시니'와 같은 아이디의 인물로 드러났다. 고신연에서 탈퇴한 '시니'가 다른 의정부 주민 커뮤니티를 돌며 특정 정당 정치인을 띄우는 댓글을 지속적으로 달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결국 해당 커뮤니티 관리자는 "마치 주민인 것처럼 여러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자칫 여론을 조작할 수 있는 행위를 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비슷한 방식으로 활동하는 아이디를 제보받고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 이들이 개인이 아닌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이와 같은 행위를 멈춰줄 것을 촉구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온라인 댓글 등을 통한 여론몰이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온라인에서 정치적인 의견 표출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익명성에 기댄채 주민을 가장해 주민들의 공간에서 이같은 행위를 하는 것은 자칫 주민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 해당 커뮤니티가 회칙을 통해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적인 발언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취재 결과 '시니'·'뜐뜌니'·'서니얍'으로 활동하는 아이디는 ' 최근 고신연'에 재가입 한 것으로 확인됐다.
커뮤니티 관계자는 "실거주 주민 확인이 어려운 단순 주민 커뮤니티에서 이러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특히 선거철에는 노골적으로 활동하고 선거가 끝나면 사라진다"며, "모니터링을 강화해 이와 같은 선동 행위를 적발하고 다시는 활동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