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어 프리즘] '롯데캐슬' 불황 속 빛나는 브랜드 파워 '유러피안 프리미엄'에서 '오케롯캐'까지
10년 내 최악의 경기둔화에도 최다 물량 소화 유럽문화의 정수 '독수리' 이식...괴테와도 접점 10대 건설사 중 압도적 유튜브 구독자 수 확보, 그 비법은?
[더페어] 노만영 기자=최악의 불황 속에도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물량을 소화 중인 롯데건설의 브랜드 파워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경기 둔화로 올해 민간 아파트 공급 물량이 20만 가구에도 못 미칠 거라는 전망이 쏟아지면서 지난 2013년(20만 281가구)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 롯데건설이 상반기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물량을 소화하며,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
불황 속 선전에는 그간 다져온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롯데건설의 핵심 브랜드인 '롯데캐슬'은 중세 유럽의 성채를 연상시키는 '캐슬(castle)'이라는 단어를 차용, 1999년 서초구 '롯데캐슬84' 이후 줄곧 고급화 브랜드 전략을 이어왔다.
'캐슬'에 걸맞게 유럽 명문가를 상징하는 휘장을 로고 디자인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리스, 로마, 비잔틴, 러시아로 이어지는 '황금독소리'를 메인에 위치시키며 일관된 스토리텔링을 유지했다.
'롯데캐슬'의 스토리텔링 전략은 단순히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롯데'라는 상호 역시 유럽을 대표하는 작가 괴테의 대표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속 귀족가 부인 '샤를로테'에서 유래했다는 점에서 '롯데캐슬'은 '유러피언 클래식'으로 통합되는 탄탄한 스토리를 가지게 됐다.
잘 가꾸어진 브랜드 이미지는 실제 매출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선관위 등록 여론 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시민들을 대상으로 아파트 브랜드 관심도 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롯데캐슬이 1위를 차지했다.
앞서 언급했든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롯데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물량을 소화했으며, 서울시 소재의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 등이 완판됐다.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는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1순위 평균 경쟁률(242.3:1)을 기록했다.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 역시 1순위 청약에 4만 1천명이 몰리며 정당계약 10일만에 분양이 마무리됐다.
롯데캐슬의 브랜드 파워는 전국적으로도 유효했다. 경기도 '시흥 롯데캐슬 시그니처', 부산 '대연 디아이엘'과 함께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은 올해 인천 최다 청약접수,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타입 1순위를 마감했다.
이처럼 고급화 이미지로 국내 건설업계을 주도하고 있는 롯데건설은 향후 주 소비층으로 부상할 MZ세대를 위한 이미지 변신도 지속해오고 있다. 특히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활용한 홍보전략은 업계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명을 그대로 활용한 타사들과 달리 공식 유튜브 채널명을 '오케롯캐'로 정해, 기존의 귀족적 이미지에서 벗어난 일탈을 예고했다. 지난 8월 국내 힙합신을 대표하는 AMONG 소속 아티스트 코드 쿤스트, 우원재와 신곡 'LIVE CLASSIC(with 롯데캐슬)'를 제작, 뮤직비디오까지 발표하며 화제를 모았다.
건설사와 힙합신의 만남이라는 단순한 파격에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안락한 공간을 가지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하는 MZ세대의 삶을 래퍼 우원재의 목소리로 전했다. 가수 이무진, 댄스팀 홀리뱅, 개그맨 엄지윤, 이창호 등 다양한 인물들과 협업을 진행해왔다.
'오케롯캐'는 단순히 트랜디한 인물들과의 협업에 그치지 않고 유튜브 생태계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콘텐츠 포맷까지 흡수하며, MZ세대에 대한 콘텐츠 경쟁력을 더욱 강화했다. 인기 유튜버 '침착맨'(전 만화가 이병건)이 유행시킨 '무논리 양자토론' 포맷을 활용한 '논리vs무논리' 콘텐츠로 최신 부동산 이슈를 재밌게 전달해오고 있다.
다양한 활동들에 힘입어 '오케롯캐'는 29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 삼성물산(삼물가게 2.08만 명), 현대건설(현대건설tv 1.68만 명), 대우건설(정대우가 간다 1.19만 명), GS건설(1.34만 명) 등 10대 건설사와 격차를 벌리며 압도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콘텐츠 차원의 홍보와 함께 공간 디자인에도 변화를 시도 중이다. 최근 롯데건설 디자인연구소는 외부 전문가들과 미래 소비층들을 위한 새로운 아파트 공간 디자인 제시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주거자의 개성을 반영한 '에고 스페이스(Ego-space)'를 마련해 기존 거실 공간에서 몰입할 수 없던 활동들(홈트레이닝, 홈오피스, 악기연주)을 위한 별도의 공간 구획해 미래형 주거공간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거주는 공간 속에서 친근함과 익숙함을 느끼는 것"이라는 독일 철학자 오토 볼노브의 말처럼 편안한 주거공간을 설계하기 위해 그 안에서 생활할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지속적인 노력, 이것이 최악의 불황을 굳건히 버텨내는 힘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