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어 프리즘]우리은행 대출 고객은 호구?… 은행이 낼 1조4천억 고객에 전가

지난 5년간 대출고객들에게 떠넘긴 비용 1조4천55억 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책임 회피 급급

2023-11-01     박지현 기자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 / 사진출처=우리금융그룹 홈페이지

[더페어] 박지현 기자=우리금융 전 회장이 사모펀드와 채용비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후, 올해 3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차기 회장으로 선임됐다. 취임 당시 정부가 우리금융 회장 선임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런 우려를 해소해도 모자랄 상황에 임종룡 회장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잇따른 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과 해소해야 할 의혹에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고, 국정감사에 조차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책임회피에 급급한 행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는 올해부터 예금보험료와 지급준비예치금(이하 지준금)을 고객이 부담하는것을 방지하고자 새로운 규준을 시행했다. 예금보험료와 지준금을 고객 대출 이자의 가산금리 항목에서 빼기로 의결하고 이를 올해 초부터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이를 지키지않아 논란을 낳고 있다. 

'예금보험료'는 예금자 보호를 위해 은행이 예금보험공사에 내는 보험료고, '지준금'은 각 은행 전체 예금액 중 일정 비율 이상을 중앙은행에 맡겨두는 제도다. 대출자는 예금자와 달리 예금보험료와 지준금을 낼 필요가 없는데도, 우리은행은 가산금리에 이 비용을 포함해 왔던 것이다.

 가령 30년 주택 담보대출을 올해 1월 1일 전에 받았을 경우 기존 대출이기 때문에 30년 동안 이 부당한 가산금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은행이 지난 5년간 대출자에게 전가한 금액은 1조4천 55억 원에 달한다.

우리은행 지점 전경 이미지 / 사진=더페어DB

우리은행의 위와 같은 불합리한 대출 운영은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경기 안양시 동안구 갑, 정무위원회)은 시중은행들이 대출 가산 이자에 제외하기로 했던 예금보험료와 지준금을 신규 대출에 대해서만 제외하고, 기대출에 대해서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더페어>는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우리은행은 끝내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우리은행 로고 / 사진제공=우리은행 홈페이지

한편 우리은행은 지난해 700억 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횡령사고가 적발돼 충격을 줬다. 금전사고액 회수율 또한 꼴찌인 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668억1천300만 원 사고액 가운데 겨우 19억1천400만 원만 회수한데 그친 것이다. 올해는 직원이 7만 달러 한화로 약 9천만 원 가량 횡령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실적 역시 전 분기 대비 당기순이익 30% 감소하면서 상반기 5대 금융지주 중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고, 부서 내 성추행 사건까지 발생하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돼야 할 은행이 자신들의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는 모습이다. 100년 은행이라는 우리은행이 무너진 고객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