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어 프리즘] 새마을금고의 분골쇄신… 신뢰 되찾기 위한 혁신안 발표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위원회 14일 종합 대책 담은 혁신안 발표 중앙회장 권한 약화·부실 금고 합병 등 쇄신안 담겨…

2023-11-16     이용훈 기자
14일 정부종합청사서 새마을금고경영혁신위원회 김성렬 위원장이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제공=새마을금고중앙회

[더페어] 이용훈 기자= "강력한 혁신으로 경영정상화 및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 지난 14일 새마을금고 쇄신을 위한 혁신안 발표에 나선 김성렬 경영혁신위원장의 일성이다. 이는 새마을금고에 대한 국민의 주문이기도 하다.

올해 새마을금고는 전 중앙회장의 송사와 지역 금고 곳곳에서 터진 직원들의 비위, 연체율 급증 등 창립 60년 만에 가장 큰 위기를 겪었다.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은 고객들은 뱅크런이라 불리는 대규모 인출사태를 일으키기도 했다.

사태가 가장 악화됐던 지난 6월, 새마을금고는 상반기 1천236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금고와 금융당국은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이탈 고객 방지를 위해  '예금자 보호제도'를 적극 알리고, '중도해지 예·적금 재예치 혜택 마련' 등 사태 진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역 새마을금고 앞에 걸린 예금자보호 안내 현수막 / 사진제공=새마을금고중앙회

그 결과 한 달만인 지난 7월, 적자는 누적 24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수신 잔액도 증가 추세를 보이며 시장 불안을 잠재웠다. 실제 7월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은 241조8천559억 원, 8월 243조7천195억 원, 9월 246조546억 원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면서 금고 정상화에 대한 목소리가 내외부에서 일자 새마을금고는 지난 8월 경영 혁신을 위해 내부 개선과는 별개로 12명의 위원 중 8명의 외부인사로 구성된 경영혁신위원회를 설치하고 건전성 제고 등 체질 개선에 나섰다. 혁신위의 수장은 김성렬 전 행정자치부 차관이 맡았다.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자문위원회는 약 석달간 100여 차례의 논의와 의견수렴을 거쳐 지난 14일 3대 분야 10대 핵심과제, 29개 기본과제 및 72개의 세부과제를 발표했다. 혁신안의 핵심은 ▲지배구조 및 경영 혁신 ▲건전성 및 금고 감독체계 강화 ▲금고 경영구조 합리화 및 예금자 보호 등이다.

새마을금고경영혁신위원회 혁신안 / 자료제공=새마을금고중앙회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중앙회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전무·지도이사를 없애고 업무를 전문적으로 총괄할 수 있는 경영대표이사를 신설한다. 이와 함께 중앙회장은 연임제에서 4년 담임제로 변경해 대외활동 업무와 이사회 의장 역할에 한정하도록 했다.

대출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는 상시감시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대형금고·고연체율 등 리스크가 큰 금고에 대해 검사역량을 집중한다. 이를 통해 경영 개선이 어렵거나 경쟁력을 상실한 금고는 '부실 우려 금고'로 지정해 합병 등 구조개선 대상에 포함하고, 부실 정도가 심각한 금고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실시해 내년 1분기까지 합격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자구노력 차원에서 6억 원 이상인 중앙회장의 보수는 23%, 5억 원대인 상근이사 보수는 28% 감액하고, 간부직원들도 올해 3% 수준이었던 임금 인상분을 본부장 이상은 100%, 부장급은 50%씩 자진반납 하기로 했다.

 

한편 새마을금고는 부침을 겪던 올해도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다. 지난 6월 정기 ESG 활동인 '걷기 좋은 날' 캠페인을 통해 배려계층 어르신들에게 무릎관절 수술비를 제공했고, 전국적 폭우가 발생했던 7월에는 피해지역 복구를 위해 기부금을 전달하는 한편 채무 만기 연장, 원리금 유예 등 금융 지원을 진행했다. 또 8월에는 전국 우수 스타트업을 선정해 사업자금 지원 및 홍보·마케팅 컨설팅 판로 지원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1963년 출범한 새마을금고는 당시 예금·적금 등 금융이라는 개념조차 낯선 서민들의 곁에서 재산을 지켜주고 불려줬던 말 그대로 마을의 금고의 역할을 해왔다. 새마을금고가 60년간 쌓아왔던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서민을 위한 금고가 되기 위해서는 혁신안에 대한 충실한 이행을 포함한 분골쇄신이 필요하다. 이번 위기가 새마을금고에게 앞으로의 60년을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