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어 프리즘] 삼성 출신 박철원의 에스텍, 갑질·폭언 얼룩져...'사람 중심 경영' 헛소리였나
야간근무 마친 직원에 '딸 기숙사 침대 날라' 지시 '재계약 때 불이익 받을까' 괴롭힘 참고 회사 다녀 '한 입으로 두 말' 보안업체 에스텍 고객 신뢰 금가나
[더페어] 노만영 기자=사람 중심의 경영을 강조한 보안업체에서 직원들에 대한 갑질 문제가 붉어져 브랜드 신뢰도에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비 용역업체 에스텍시스템은 지난 1999년 삼성물산 부사장 출신 박철원이 삼성에스원 인력경비 파트를 인수해 출범한 회사로 현재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롯데월드몰, 두산타워 등 국내 주요 대학병원 및 대기업의 건물 보안을 담당하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에스텍세이프, 에스텍에이스 등을 통해 전국 단위의 거래처 확보를 통해, 인력 경비 업계 1위를 자부하고 있다. 실제로 출범 이래 23년간 줄곧 우상향하며, 지난해 매출액 8,750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바이러스케어 및 통합해충방제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람 중심의 경영철학을 앞세워 멈추지 않는 성장세를 보여온 에스텍.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에스텍세이프 소속 A 실장이 직원들에 폭언, 사적심부름, 퇴사 강요 등 갑질을 자행한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A실장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보안팀 관리자로 평소 직원들에게 인격모독성 발언을 일삼는가하면, 야간 근무를 마친 직원을 불러내 딸 학교 기숙사 침대를 옮기게 하는 등 사적 업무를 지시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A실장의 괴롭힘에도 직원들이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던 것은 에스텍이 경비 직원들과 2년 단위의 단기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재계약 과정에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괴롭힘을 참아가며 직장을 다닐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사건 역시 동료들의 고통을 참다 못한 한 직원이 피해 직원들을 대신해 국민권위원회 진정서를 제출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졌다.
결국 에스텍의 단기계약식 경비인력 운영이 A 실장을 괴물로 만든 셈이다.
문제는 에스텍 소속 다른 사업장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2018년 에스텍에이스가 고려대학교 경비직 노동자들의 퇴직금을 삭감해 학내를 중심으로 큰 파장이 일기도 했다.
직원들에 대한 갑질과 후려치기가 계속되자 보안을 강조한 에스텍의 신뢰에도 금이 가고 있다.
에스텍은 줄곧 인력경비 사업은 곧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사람 중심의 경영철학을 강조해왔다.
에스텍시스템 이충연 부사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에스텍시스템이 하고 있는 경호 경비 관련업도 결국 사람을 중시하는 사업"이라며 "고객뿐만 아니라 우리 회사를 구성하고 있는 직원들 하나하나가 그 어떤 가치보다 소중하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갑질 사태를 통해 경영진의 공언(公言)이 그저 공언(空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에스텍이 직원들은 물론 고객들의 믿음까지도 잃게되진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더페어>는 이번 사건에 대한 에스텍시스템의 공식입장을 요청했으나 끝내 답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