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어 프리즘] CJ제일제당, 굿바이 '미세플라스틱'... 생분해 섬유 상용화 박차

PHA 적용한 각종 원단과 제품 샘플 선봬 3년간 연구개발 통해 일반 섬유와 같은 물성∙상품성 구현 석유계 합성섬유 사용 저감을 위한 대안 제시

2024-08-22     홍미경 기자
CJ제일제당은 21일부터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섬유∙패션 전시회 ‘프리뷰 인 서울 2024’에서 PHA를 적용한 각종 섬유 제품을 공개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진= CJ제일제당

[더페어] 홍미경 기자 = CJ제일제당이 미세플라스틱 문제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는 차세대 바이오 소재를 선보이고 상용화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21일부터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섬유∙패션 전시회 ‘프리뷰 인 서울 2024’에서 PHA를 적용한 각종 섬유 제품을 공개했다고 22일 밝혔다.

 

◇ PHA, 토양과 해양 모두 분해 가능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s)’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세포 안에 쌓는 고분자 물질로, 산업∙가정 퇴비화 시설은 물론 토양과 해양에서 모두 분해되는 특성이 있다. 

CJ제일제당을 비롯한 소수의 기업만이 양산 중이며, 최근 대두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 문제로부터 자유로워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선보인 제품은 PHA를 적용한 실과 의류용 섬유, 부직포 등 각종 소재와 이를 활용해 만든 인도어∙아웃도어 의류와 신발 등의 샘플이다. 

특히, 유명 아웃도어 패션기업 케이투코리아그룹과 협업해 전시한 티셔츠가 큰 관심을 받았다. 섬유는 가공 기술 난이도가 높은 분야여서 그동안 PHA 적용이 어려웠다. 

CJ제일제당은 한국섬유개발연구원(ktdi), 유진한일합섬, GH신소재 등과 3년에 걸친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PHA를 비롯한 바이오 소재로도 일반 섬유와 같은 물성과 상품성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 화장품 용기·비닐 포장재외 PHA 기반 섬유 제품 선봬

CJ제일제당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PHA 기반 섬유 제품을 선보이고, 화장품 용기, 비닐 포장재, 종이 코팅 등에 이어 섬유 분야로 PHA 활용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세계적인 ‘탈(脫) 석유계 소재’ 움직임에 따라 폴리에스테르, 나일론과 같은 합성섬유 사용을 줄이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PHA 적용 섬유가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전시회의 세미나 세션에서는 윤기철 CJ제일제당 바이오부문 어플리케이션테크 센터장이 강연자로 나서 △PHA 활용 제품 개발 사례 △PHA 적용 섬유∙부직포 상용화 동향 등에 대해 발표했다. 

윤 센터장은 “3년에 걸친 연구개발 결과를 이번 행사를 통해 선보이게 됐다”며, “CJ제일제당의 차별화된 소재 적용 기술을 토대로 실생활에 밀접한 다양한 분야로 PHA 활용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PHA 상용화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지난 1월에는 PHA를 적용한 비닐 포장재를 개발, 올리브영의 즉시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 상품 포장에 도입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한 PHA 종이코팅을 개발해 CU의 컵라면 용기에 적용했으며, 여러 기업과 협업해 화장품 용기, 생활용품 포장재 등 다양한 분야로 PHA 사용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 비생분해성 플라스틱과의 차이

생분해성이란 간단히 말하면 물질이 미생물 등의 힘으로 세세하게 분해되는 상태다. 게다가 단지 가루가 될 뿐만 아니라, 곧 눈에 보이지 않게 되어 자연의 상태에 흡수될 정도까지 세세해지는 것을 말한다. 즉,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란 미생물로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비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무엇이 다를까? 비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크게 '화석 원료 유래'와 '천연 유래'로 나눌 수 있다.

우선 화석 원료 유래의 비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소위 보통의 플라스틱 제품으로서, 옛날부터 우리의 생활에서 사용되어 온 재료다. 편의점 도시락에서 가전 몸에 이르기까지 지금도 플라스틱 제품의 99%가 이와 관련하여 생분해되지 않는다.

그리고 또다른 비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사탕수수 등의 식물로 만들어진 천연 유래 소재다. 이것은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이라고 불린다.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화석 원료로 만들어지지 않은 플라스틱'이라고 하는 것으로, 생분해해도 하지 않아도 관계 없다. 따라서 생분해되지 않는 것은 식물 유래에서도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아니다. 반대로 석유 등 화석연료로 만들어져도 물 과 이산화탄소로 생분해되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종류와 원료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그 원재료의 유래로부터 3개 종류로 분류된다. 석유나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한때는 화석연료 플라스틱은 자연계에서는 분해할 수 없었지만, 눈부신 연구개발의 결과, 토중의 미생물의 힘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소재가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폴리비닐알코올(PVA), 폴리글리콜산(PGA), 폴리부틸렌 석시네이트(PBS), 폴리부틸렌 아디페이트- 테레프탈레이트(PBAT) 등이 있다.

사탕수수나 카사바, 현채 등의 식물이나, 식물로부터 추출되는 전분 등이 원료의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폴리락트산(PLA)과 폴리하이드록시부티레이트-하이드록시헥사노에이트(PHBH) 등이 해당된다.

화석 연료 유래와 바이오 소재 유래, 각각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양자를 합쳐 개발된 플라스틱이다. 전분 폴리에스테르나 바이오 PBS, PLA+PBAT 컴파운드를 들 수 있다.

 

◇ 왜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주목 받고있나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의 증가에 있다. 최근, 온실 효과가 있는 이산화탄소(CO2 ) 가 대기중에 너무 늘어나는 것으로,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라 기후도 변동하여 가뭄 이나 호우 등의 이상 기상을 자주 볼 수 있게 되어 자연재해가 증가 했다.

미국과 호주의 산불, 유럽 각지의 홍수, 일본 각지에서의 태풍과 호우의 수해. 이들은 지금 매년처럼 발생하고 우리 사회에 초래하는 피해는 엄청나다.

이러한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CO 2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세계는 탈탄소 사회 로 이동하고 있다. 탈탄소 사회를 목표로 하기 위해 플라스틱 쓰레기는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로 이어지므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장점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어떤 이점을 기대할 수 있을까? 먼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중심으로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또 소각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대체할 수 있으면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의 증가를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생분해성 플라스틱에서도 소각이나 생분해로 이산화탄소는 발생하지만 식물 유래의 제품이라면 식물이 자라는 과정에서 광합성에 의해 이산화탄소가 흡수되어 실질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이른바 탄소 중립이된다.

끝으로 일반 플라스틱 쓰레기가 자연계로 흘러 나오면 분해하는 데 수백 년이 걸리지만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시간이 짧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