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밸류업 본격 시동…4개 계열사 자사주 300억 매입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지분 519억에 매각…“지주사 규제 해소·책임경영 강화” 현대그린푸드·이지웰·퓨처넷도 자사주 매입 동참…일부는 소각 추진 “저평가 해소·주주환원 확대 통해 기업가치 끌어올릴 것”
[더페어] 임세희 기자 = 현대백화점그룹이 그룹 차원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실질적인 실행으로 옮기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밸류업 정책에 이어, 최근 현대백화점 등 주요 계열사 4곳이 총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하며,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9일 현대백화점은 자사주 약 33만9,000주(1.5% 지분)를 약 211억원에 장내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현대홈쇼핑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한 것으로, 매각 대상은 보유 중이던 현대홈쇼핑 지분 7.34%(약 88만1,000주)이며, 이를 그룹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에 넘겼다. 거래가는 주당 58,92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20%의 프리미엄이 적용돼 총 519억원 규모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은 현대홈쇼핑 지분 매각을 통해 얻은 일회성 수익을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기존 밸류업 정책과 별도로 추가 시행되는 주주환원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분 거래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현대백화점이 현대홈쇼핑 지분을 처분함으로써 해당 요건을 해소했으며,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최대주주로서 홈쇼핑 부문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이지웰은 자사주 약 71만주(3.0%)를, 현대그린푸드는 약 17만주(0.5%)를 각각 장내 매수한다고 8일 밝혔다. 특히 현대이지웰의 자사주 매입은 그룹 편입 이후 처음이다. 앞서 7일에는 현대퓨처넷이 약 110만주(1.0%)의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이번 자사주 매입 완료 후, 기존 보유 물량과 함께 전량 소각할 예정이며, 나머지 계열사들도 시장 여건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자사주 소각을 검토할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현재 주요 계열사들의 시장 가치가 실제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에 비해 과도하게 저평가되어 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방식으로 주주환원정책을 지속해 기업가치 향상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