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어] 노만영 기자=기본소득당 오준호 공동대표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를 활용한 디지털 기본소득 실험을 제안했다.
얼마 전 성황리에 마무리한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은 자국 내 디지털 지불거래 기술 혁신을 선보였다. 이른바 ‘디지털 위안화’를 항저우 등 저장성 일대에서 수월하게 사용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했다.
중국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화는 지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이고 아시안게임에선 사용범위를 크게 넓혔다. 게다가 중국은 자국 내 거래뿐 아니라 국가 간 지급결제 수단으로 인정받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오 공동대표는 “한국도 이러한 미래 화폐 기술을 따라잡고 나아가 선도해야 한다”며 CBDC에 주목했다.
지난 5일 한국은행은 ‘CBDC 활용성 테스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연구해온 CBDC의 실제 인프라 구축을 실험한다는 것이다. 먼저 은행 등 기관 사이에 CBDC를 사용해보고, 내년 4분기에는 민간도 참여시킬 계획이다.
오 대표의 CDBC 활용안은 구체적으로 지역을 정해 지역 전체 주민에게, 또는 청년 등 경제활동이 많은 집단에 CBDC를 지급해 직접 써보게 하자는 것이다. 오 공동대표는 “CBDC의 활용성도 검증하고 동시에 기본소득의 사회경제적 효과도 확인하는 일석이조의 실험이 될 것”이라며 CBDC 기본소득 실험의 성격을 설명했다.
더불어 오 공동대표는 “CBDC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해 화폐에 각종 스마트 기능을 결합할 수 있다"며 "CBDC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면서 일정 사용기한을 지정하거나, 불법 거래를 방지할 수 있다”면서 장점을 예로 들었다.
동시에 CBDC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내비쳤다. 오 공동대표는 "'국가에 의한 개인정보 감시'의 문제가 지적된다"며 "이런 과제들도 실험으로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디지털 화폐를 단지 기술 시스템 문제로만 보고 정부와 한국은행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디지털 화폐를 통해 민간은행 대출에 과도하게 의지하는 현재 통화제도를 개혁할 계기로 삼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CBDC를 통해 직접 전 국민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재정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 성장과 관련해서는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자산시장에 신뢰할 수 있는 거래 시스템을 제공한다면 신산업 혁신과 성장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