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어] 백상일 기자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2040년대에 0%내외로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이를 대비한 발빠른 행보가 요구된다.
7일 KB증권 리서치 데일리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2040년대 한국 GDP 성장률을 0% 내외로 전망한다면서 대략 20~30년 뒤에는 성장이 거의 없어지면서 한국의 ‘잃어버린 미래’가 도래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KB증권은 우리나라의 ‘잃어버린 미래’가 도래할 이유에 대해 경제적 관점과 자본시장 관점으로 분석했다.
경제적 관점에서는 수출의 구조적 성장 시대가 끝났다는 것과 내수 부진의 심화 및 장기화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 자본시장 관점에서는 기업지배구조 문제로 한국 주식시장은 ‘구조적 성장주에서 주주환원 없는 가치주’로 전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B증권은 이를 대비하기 위해 투자자의 관점에서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1970년대의 미국 경제·증시 부진과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전략은 20년이 흘러 일본에 교훈을 줬고, 1990년대의 일본 경제·증시 부진과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전략은 또다시 30년이 흘러 한국에 교훈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과 일본이라는 선례는 있지만 한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쉬운 것은 전혀 아니라며 오히려 현실적으로는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적 관점에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인 것이 문제이며, 자본시장 관점에서는 산업 자본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과 가계자산의 재편이 어려운 구조라는 점, 새로운 주주가 될 수 있는 내부적인 수급 주체가 부재하다는 점을 들었다.
KB증권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자본시장의 미래는 결국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에 달려 있다면서 기술 경쟁력 확보와 내수 부진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경쟁력이 확보된 산업이라면 수출 확대를 통해 성장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며, 아직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은 산업이라면 정책적인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투자전략은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수출을 확대하는 산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확대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다만 구조적 변화에는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한국 주식시장 전체의 디스카운트 해소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제도적인 변화는 기업들로 하여금 자발적이든 타의에 의한 것이든, 변화하도록 만들게 된다고 전망했다. 또
2024년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그 변화의 서막이며, ‘상법 개정 vs. 자본시장법 개정’ 논의를 계기로 변화에 또 한번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인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법 개정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며 “과거 경영권 분쟁이 있었던 기업들 중 분쟁의 우려 요인이 상존한다면 자발적인 주주환원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자본주의 대전환’의 시기에는 증권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골드만삭스가 지금의 위치에 있게 된 이유 중의 하나도 그러한 역할을 잘 수행했기 때문이다”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