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어] 박소은 기자 = SK그룹이 인공지능(AI)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아 또 한 번의 도약에 나섰다. 1953년 섬유산업에서 시작해 석유화학(1980년), 이동통신(1994년), 반도체(2012년) 등 세 차례 혁신적 변화를 거쳐온 SK가 이번에는 AI를 앞세워 4차 ‘퀀텀 점프’를 추진한다.
SK는 지난 20일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세계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인 AWS(아마존웹서비스) 및 울산광역시와 함께 ‘울산 AI 데이터센터(AI DC) 건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SK가 그룹 투자 방향을 AI와 반도체로 대대적으로 전환한 지 1년 만에 가시화된 성과다. SK는 중복사업 구조조정과 재무 안정성 강화 등 체질 개선을 마무리하며 AI 중심의 미래 사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AI와 반도체 분야에 82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 국내 최초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2027년부터 가동
울산에 들어서는 AI DC는 국내에서 최대 규모로, AI에 특화된 인프라를 갖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다.
2027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약 7만 8천여 명의 신규 고용 효과가 기대된다.
데이터센터는 첨단 냉각·전력시스템을 적용해 AI 연산에 최적화됐고,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청정 에너지를 활용하는 ‘그린 데이터센터’로 발전시킨다.
SK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최첨단 반도체 기술과,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가 쌓아온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 SK가스·SK멀티유틸리티의 에너지 인프라 역량을 결집해 세계 최고 수준의 AI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 글로벌 클라우드 1위 AWS와 전략적 협력 강화
AWS는 아시아태평양 지역(APAC)에서 AI 허브를 구축하는 파트너로 SK를 선택했다.
SK와 AWS는 15년간 AI 데이터센터 건설, 네트워크 운영, 반도체 공급망 관리,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 분야에서 협력하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클라우드 생태계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 등 세계 빅테크 리더들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SK의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인프라를 넘어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전략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 울산, 제조업 AI 혁신의 중심지로…AI 3대 강국 실현 기여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제조업 중심지인 울산의 산업 경쟁력 강화를 견인할 전망이다.
AI 기반 스마트팩토리와 디지털 트윈 기술 확산을 통해 지역 제조업의 혁신과 체질 개선을 촉진하며,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간 산학 협력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SK는 울산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거점에 AI 혁신 클러스터를 확대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3대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한다는 목표다.
◇ AI 접목으로 전 사업 영역 혁신 가속
SK그룹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외에도 AI 에이전트, 로보틱스, 제조 AI, 에너지, AI 기반 바이오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AI를 융합해 ‘제4의 퀀텀 점프’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AI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다”며 “IT뿐 아니라 전기, 에너지, 바이오 등 전 분야에서 AI 활용을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