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어] 오주진 기자 = 집중호우로 고립된 마을 주민을 위해 경기도 공무원들이 매일 4시간씩 지게를 지고 산길을 오르며 구호활동에 나선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연인산도립공원 소속 신희섭·박수완 주무관을 비롯한 직원 10명은 가평군 가평읍 중산리마을에 긴급구호 물품을 전달했다.
이들은 매일 왕복 8km를 지게를 지고 걸어가며 생수, 양초, 라면, 의약품 등을 어르신들에게 직접 전달했다.
중산리마을은 지난 20일 폭우로 인해 입구 도로 2km 이상이 유실되며 고립됐고, 마을 내 6가구에 거주하는 80대 어르신 7명이 전기·수도·통신이 끊긴 채 외부와 단절됐다.
당시 인근 독점골마을을 찾았던 한 40대 남성이 우연히 마을 고립 사실을 알게 돼 21일 가평군자원봉사센터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가평 전역에 피해가 발생한 상황이라 즉각적인 지원이 어려웠다.
이에 자원봉사센터는 연인산도립공원에 도움을 요청했고, 도립공원 직원들은 구호물품을 확보해 직접 전달에 나섰다.
한 번에 120kg이 넘는 구호품을 6~8명이 나눠 각자 20kg가량 지게에 짊어진 채, 탐방안내소에서 4km 떨어진 마을까지 길 없는 산길을 걸었다.
구호활동에 참여한 한 직원은 “눈물을 글썽이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어르신들을 뵈니 힘든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중산리마을 도로는 24일 늦게 임시 복구돼 현재는 군인과 가평군자원봉사센터가 마을을 통해 직접 구호품을 전달하고 있다.
이정수 경기도 정원산업과장은 “이번 폭우로 도로 유실과 산사태 피해가 컸다”며 “응급복구가 조속히 진행돼 어르신들과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