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어] 이용훈 기자=각종 지역 축제와 휴가객 맞이에 분주해야 할 지역 경기가 '바가지 요금' 논란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다. 때아닌 바가지 논란에 여러 자치단체들도 사태 파악 및 대책 마련에 비상이다.
'바가지 요금' 논란은 지난달 말 한 일본인 유튜버가 함평나비축제를 방문했던 영상이 공개되며 시작됐다. 해당 영상에는 노점에서 파는 갯고둥 한 컵이 5000원이었고 돼지고기 바비큐는 4만 원이었다. 8000원이면 먹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어묵도 한 그릇에 1만 원이었다.
해당 영상이 올라온 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역 축제 바가지 상술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여기에 이달 초 방송된 KBS 1박2일' 시즌4의 경북 '양양공설시장' 방문 장면이 기름을 부었다. 시장 상인이 멤버들에게 옛날 과자를 한 봉지에 7만 원, 총 14만 원에 파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돼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함평군은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한다는 입장을 냈고, 양양공설시장 상인 당사자도 SNS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남원 춘향제, 수원 화성축제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SNS를 통해 퍼지며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일부 상인들의 이 같은 행태에 "지역축제에 가면 바가지 쓰는 호구가 되는 것", "항공료만 좀 싸게 구하면 차라리 해외여행 가는 게 돈이 덜 든다" 등 비난의 목소리를 내며 돌아선 민심을 나타내고 있다.
여러 자치단체들과 상인들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남원시는 지난달 25일부터 닷새간 열린 춘향제에 개설된 야시장의 참여 업소 선정과 음식 가격 책정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살피겠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또 제주도의회 한동수 의원은 아예 '제주특별자치도 공정관광 육성 및 지원 조례 일부개정안'을 발의하고 입법을 통해 바가지 요금을 근절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인천 소래포구 상인들은 지난 14일 '고객신뢰 자정대회'를 열고 "호객행위, 섞어팔기, 바가지 등을 척결하겠다"며 머리를 숙였다. 상인들 스스로가 비양심 상행위를 근절해 수도권 제일의 수산물 시장으로 거듭나겠다는 뜻의 대회였다.
하지만 지역 축제와 휴가철 바가지 물가는 매년 반복되는 문제고, 일부 상인들의 도 넘은 한탕주의는 그나마 남은 민심마저 떠나게 했다. 자치단체와 상인들의 자정 노력에도 신뢰를 거둔 시민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