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어] 이용훈 기자=동양생명 저우궈단 대표이사의 퇴진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전국사무금융노조 동양생명지부(이하 동양생명 노조)가 2차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말 1차 집회에 이어 동양생명 노조는 13일 오전 10시 본사 앞에서 저우궈단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2차 집회를 열고,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현장검사 이후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회를 이어갈 방침을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9월 4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한 동양생명 현장검사에서 테니스장 사용권 구입 등에서 부당한 정황을 발견했다. 지난해 12월 동양생명은 서울 중구 장충테니스장 사용권을 26억7천만 원에 취득했는데, 이는 장충테니스장 직전 낙찰가인 3억7천만 원 대비 7배 가량 많은 금액이었다. 이와 같이 많은 돈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합리적인 검토 과정이 없었다는 게 금감원 판단이다.
위규사항은 이뿐만이 아니다. 금감원은 객관적인 근거 없이 집행된 저우궈단 대표의 사택지원비·시업비 등의 예산 증액 문제도 지적했다. 지난해 동양생명은 저우궈단 대표 사택지원 금액 한도를 월 1천만 원에서 1천400만 원으로 400만 원 증액했다. 사업비 역시 각각 20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2배 높여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증액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남기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금감원은 발견한 위규행위에 대해 제재 등 조치하고 내부 심사를 거쳐 필요 시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양생명 노조 관계자는 13일 진행된 집회의 기자회견을 통해 저우궈단 대표가 보험업법을 위반해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은 물론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고 비판하고, 불합리한 사업비 운영은 회사 내부통제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 대표이사의 부당경영을 참을 수 없다"며 "노동조합은 저우궈단 사장이 사퇴하는 날까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양생명이 지난 9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7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599억 원 대비 71.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18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1% 줄었다. 매출액도 지난해 동기 대비 45% 하락한 7천58억 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경영진 리스크와 저조한 분기 실적이 동양생명 매각에 악재로 작용할 거란 우려도 일고 있다. 향후 수사당국으로까지 사건이 확대될 경우 인수를 검토하던 원매자들이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테니스장 계약은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발굴과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한 노력이었다"며 "금감원의 이러한 발표로 고객과 주주, 임직원에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금감원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 전까지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노조와도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저우궈단 대표 퇴진에 대한 입장은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