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어] 김진우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주택 공급 지연 요인으로 꼽혀온 송전철탑 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 규모의 이설·지중화 사업을 본격화한다. LH는 18일 “전국 42개 공공주택지구에서 총 148.2km 구간, 506기의 송전철탑을 이전·지중화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사업비는 약 4조 원 규모”라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주요 공공주택지구의 조성 속도를 높이기 위한 핵심 과제로, 기존 절차보다 공기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새로운 이설 방식이 도입된다. LH는 송전선로 이전을 ‘임시이설’과 ‘본이설(지중화)’로 나눠 병행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적용해 평균 8년 이상 소요되던 공기를 2~3년 단축한다는 목표다.
이 전략은 우선 용인반도체 국가산단과 하남교산 지구에서 시범 적용되고 있다. 특히 하남교산 지구는 지중화 완료 전 임시이설을 먼저 진행해 토지사용 시기를 최대 36개월 단축했다. 이 덕분에 약 3,000세대 규모의 주택을 2026년부터 앞당겨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LH는 전망했다.
LH는 기술적 고도화 작업도 병행한다. 2026년부터 도시설계 단계에서부터 전력 인프라의 실제 경관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전력시설 3D 경관시뮬레이션’을 도입한다. 이 기술은 입주자가 실제 창문에서 바라보게 될 전망을 그대로 구현해 송전설비 위치의 적정성, 차폐수목 배치, 조망권 영향 등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박동선 LH 국토도시본부장은 “송전철탑 이설은 단순 전력사업을 넘어 국가 주거공급 정책의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작업”이라며 “지자체와 한국전력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