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어] 오주진 기자 = 순천시가 관광의 중심을 기존의 당일 여행에서 머무는 여행으로 전환하며 체류형 관광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지역 일상을 여행의 경험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새로운 관광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올해 추진된 주민주도형 체류여행 프로젝트 ‘쉴랑게(Shilange)’가 이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쉴랑게’는 옥천, 동천, 와온, 순천만 등 네 개 권역이 연대해 숙박, 체험, 여행 동선, 로컬 콘텐츠를 하나의 여행 경험으로 묶어내는 체류형 로컬여행 브랜드다. 20명의 마을호스트와 20개 체험파트너가 참여해 단순한 숙소 제공이 아닌 “마을의 하루를 여행자에게 선물한다”는 관점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주민의 일상과 지역의 이야기가 여행 콘텐츠로 전환되며 주민 참여 기반의 체류형 도시 모델이 정착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운영된 ‘순천마을여행주간’은 체류형 관광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이 기간 동안 3,800건의 숙박과 약 1만 2천 명의 방문객이 기록되었고, 설문조사에서는 만족도 85%, 재방문 의향 83%가 나타났다. 여행객들은 감성 숙소, 마을 산책, 로컬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순천의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여행을 경험했다.
사업 초기에는 숙박 환경 수준과 운영 경험의 차이 등 여러 도전과제가 있었다. 순천시는 현장 중심의 문제 해결 체계를 구축해 지속적인 현장 방문, 1대1 컨설팅, 공동 워크숍, 온라인 플랫폼 교육을 반복하며 운영 품질을 높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주민 역량이 자연스럽게 강화됐고, 체류형 관광모델의 안정적 기반이 마련됐다.
체류여행 확산을 위해 전용 플랫폼(shilange.kr)도 구축했다. 분산되어 있던 숙박과 체험 정보를 통합하고 예약 기능을 제공해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현재 누적 방문자 수는 1만 1천 명 이상으로, 쉴랑게의 온라인 기반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SNS 콘텐츠 제작, 여행작가 초청, 인플루언서 협업, 130건 이상의 언론보도 등 다각적인 홍보 전략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쉴랑게는 순천의 일상과 마을의 매력을 여행자에게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순천형 체류관광 모델”이라며 “방문하는 도시에서 머무는 도시로 변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반영해 쉴랑게를 순천만의 색을 담은 체류도시 브랜드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순천시의 이러한 변화는 지역의 일상이 콘텐츠가 되고 주민이 관광의 주체가 되는 대한민국형 체류도시의 모범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쉴랑게는 단순한 여행상품을 넘어 오래 머물고 싶은 도시, 체류도시 순천이라는 새로운 관광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