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어] 노만영 기자=화물 운송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서일환 씨(52·가명). 서 씨는 잦은 고속도로 유지보수공사로 인해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사로 인한 차량정체 때문에 화물 상·하차를 제때 못할까 조바심을 내게 된다는 것. 평소 남해고속도로를 자주 이용하는 그는 “체감적으로 한 달에 절반은 공사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실제 고속도로 한 해 평균 유지보수 공사는 평균 10만여 건. 서 씨처럼 시간과 싸움을 하는 화물주들에게는 공사 때문에 발생하는 교통정체야말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그렇다고 생명과 직결된 도로의 유지보수를 등한히 여길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고품질을 보장하는 공법 도입으로 유지보수 공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밤이 되거나 특히 비가 내리는 날이면 사라지는 차선·노면표시 분야가 대표적이다.

도로 차선과 노면표시는 교통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 고속도로에서는 차선과 노면표시가 자주 지워지거나 손상되어 안전에 위협을 주고 있다. 이는 시방서대로 시공하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사용하는 도료 문제도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고속도로의 경우 차선은 MMA로 불리는 5종 상온경화형 도료를 적용한다. 하지만 노면표시에 대해서는 2종 수용성 도료를 사용하고 있다. 시공하기 쉽고 경제적인 요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2종 수용성 도료는 공사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내구연한이 1년에 불과해 잦은 보수공사가 불가피하다.
반면 5종 상온경화형 도료는 기존 도료보다 내구성이 높아 보수공사 횟수를 줄일 수 있고, 시인성이 좋아 교통사고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도로 유지보수 횟수에 따른 총 공사단가는 물론 교통체증, 안전사고 등 각종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2종 수용성보다 5종 상온경화형 도료가 더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경기도 차선공사업체 관계자는 “고속도로 노면표시에도 5종 상온경화형 도료로 확대 시공하면, 잦은 보수공사로 인한 교통정체와 경제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시인성이 좋아 교통사고 예방에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