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어] 오주진 기자 =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은 제4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 조선 후기 대표 수묵화가 공재 윤두서 ‘세마도’ 진본을 321년 만에 최초로 일반에 전시한다고 밝혔다.
‘세마도’는 현존 말 그림 중 제작 연대가 기록된 기년작이자 가장 이른 시기 작품이다.
왼쪽 상단에 ‘갑신유월일제’라는 글귀가 있어 1704년, 윤두서가 37세에 제작했음을 알 수 있으며, 말 그림 초기 기량을 가늠할 기준작으로 평가된다.
그림은 말을 매어둔 채 나무 아래에서 쉬는 두 명의 관리와 강에서 말을 씻기는 마부를 소재로 하며, 현존하는 공재의 말 그림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오른쪽 상단에는 ‘공재지기’라는 주문인이, 왼쪽 관서 아래에는 ‘청구자’와 ‘효언’이 날인돼 있다.
하단 중앙의 바위 표현은 조선 중기 절파화풍을 계승했으나, 소재와 필치는 중국풍 세마도 유형을 따른다.
인물 묘사는 정밀하고 섬세하며, 관리·말·마부 등 세 그룹의 요소가 한 화면에서 자연스럽게 통합됐다.
이른 시기임에도 말의 근골과 볼 뼈 표현에서 윤두서 말 그림 특유 형식이 나타난다.
그동안 ‘세마도’는 학술 논문과 도록에서 일부 이미지로만 소개돼 왔으며, 보존 상태도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전면 공개는 학술·미술계 큰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윤재갑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은 “고산 윤선도 해남종가 역사성과 수묵 예술의 철학적 기반이 연결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수묵비엔날레가 단순 전시를 넘어 철학과 문화적 깊이를 재조명하고, 지역민과 예술인, 국내외 관람객이 함께하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본 전시를 6개 전시관에서 운영한다.
△해남권(고산윤선도박물관·땅끝순례문학관) △진도권(소전미술관·남도전통미술관) △목포권(문화예술회관·실내체육관)에서 20개국 83명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수묵 전통성과 현대성을 아우르는 회화, 설치,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