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어] 박진식 기자 = 유한양행이 개발한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 2024)에서 발표된 임상 3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렉라자가 아스트라제네카의 블록버스터 항암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보다 뛰어난 효능을 보여 폐암 치료제 시장에서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렉라자는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마리포사(MARIPOSA)' 3상 임상의 탐색적 분석 결과, 렉라자의 무진행 생존기간(PFS) 중앙값은 18.5개월로 타그리소의 16.6개월보다 높았으나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무진행 생존기간이란 암의 진행 없이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을 의미하며, 이는 렉라자가 타그리소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암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뇌전 병력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에게서도 두 치료제 간 효과는 유사했다. 렉라자의 뇌전이 환자 대상 무진행 생존기간은 16.4개월로 타그리소의 13개월, 순환종양(ct) DNA 변이를 가진 환자에서는 렉라자가 18.4개월, 타그리소가 14.8개월을 기록했다.
이는 렉라자가 고위험군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타그리소 대비 사망 위험을 23% 낮췄으나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3년 두개내 무진행 생존율은 렉라자 38%, 타그리소 18%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리브리반트와 렉라자의 병용이 뇌 전이를 억제하는 데 강력한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J&J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병용 요법이 더 나은 환자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피하주사(SC) 제형을 개발 중이다. SC 제형은 기존 정맥주사(IV) 제형보다 투약 시간이 크게 줄어들어 환자와 의료진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약물의 안전성에 있어 렉라자는 타그리소에 비해 QT 연장증후군 및 불규칙한 심장 박동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렉라자가 타그리소와 비교해 부작용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렉라자는 폐암 치료제 시장에서 타그리소를 대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뇌전이와 같은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렉라자가 더 나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평가되며, 유한양행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한승연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20일 존슨앤존슨은 EGFR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에 마리포사 병용 요법(Rybrevant + Lazcluze) FDA 승인 발표로 국내 바이오 산업 기술수출 모델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상징성 있는 이벤트이며 향후 글로벌 대형 로열티가 기대되는 첫 성공 사례"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렉라자의 우수한 임상 성과와 편의성, 안전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폐암 치료제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며, "2025년 상반기에 예정된 최종 생존율 데이터가 발표되면 더욱 구체적인 시장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