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어] 홍미경 기자 = LG생활건강이 자사 제품의 탄소발자국과 환경영향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생활건강 각 사업부는 친환경 기술 개발과 재생·바이오 소재 적용, 에너지 효율화 등을 통해 탄소배출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 “다 쓴 리필 용기, ‘종이’로 분리배출 하세요”
LG생활건강은 스킨 릴리프 뷰티 브랜드 ‘비욘드’에서 제품 용기를 종이로 분리배출할 수 있는 ‘프로페셔널 디펜스 샴푸 리필’을 출시했다.
이번 신제품은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종이 분리배출 지정 승인을 받은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제품을 다 쓰고 남은 용기는 간편하게 종이로 분리배출하면 된다. 재생 용지인 ‘크라프트지’ 소재로 제작된 부분은 종이의 원료로, 일부 합성수지 필름 부분은 열에너지원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종이 재질 용기로 바꾼 뒤 플라스틱 사용량도 대폭 줄었다. 비욘드 프로페셔널 디펜스 샴푸 리필 제품은 펌프가 포함된 500ml 동일 용량의 본품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은 약 80% 감소했다.
무게 기준으로는 제품 1개 당 70g의 플라스틱이 덜 사용된 것이며, 연간 약 2.5톤에서 3톤 가량의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 효과가 기대된다.
앞서 비욘드는 지난해 초 국내 업계 최초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원료로 만든 재활용 용기를 적용한 수분 크림을 출시한 바 있다.
비욘드 마케팅 관계자는 “종이 분리배출이 가능한 샴푸 리필을 출시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면서 “성분부터 용기까지 클린뷰티를 지향하는 비욘드의 브랜드 철학을 담은 제품들로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욘드는 작년 5월, 실천 가능한 친환경 활동 체험을 제공하는 “Less plastic, Paper is enough(플라스틱은 적게, 우리 일상은 종이로도 충분히 아름다워질 수 있습니다)” 캠페인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행동하는 클린뷰티 브랜드로서의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화장품용기로 환경부장관상 수상
LG생활건강은 ‘제13회 그린패키징 공모전’에서 대상인 환경부장관상을 받았다.
한국환경포장진흥원이 주최하고 환경부가 후원하는 그린패키징 공모전은 친환경 포장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높이고 기술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매년 우수한 포장기술과 디자인사례를 발굴해서 시상한다.
그린패키징 공모전 시상식에서 LG생활건강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기반으로 만든 재활용 플라스틱 화장품용기를 시장에 출시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폐플라스틱을 소각하지 않고 다시 원료로 사용해 탄소배출량을 줄이면서도 용기의 강도와 유해물질 안전성까지 확보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초 비욘드의 엔젤 아쿠아 크림 2종 러브어스 에디션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재활용 용기를 적용해 생산을 시작했다. 이뿐 아니라 하반기에는 멸균팩 재활용지를 치약, 화장품 포장재로 활용하기 위한 공정도 진행하고 있다.

◇ 멸균팩 재생 패키지 적용
또 자원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제품 포장 '멸균팩 재활용지' 활용에 나선다.
재활용이 까다로운 멸균팩을 재활용한 종이의 사용량을 최대한 늘려 자원 순환경제 구축에 기여하고, ESG 경영을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멸균팩 재활용 종이는 오는 10월부터 페리오, 죽염 등 LG생활건강 치약 브랜드의 낱개 상자 포장지로 우선 활용된다.
이후 신제품 화장품 세트와 설 명절 등 선물세트 포장에도 멸균팩 재활용지를 적용한다. LG생활건강은 이를 통해 연간 최대 1천81톤(t)의 종이 포장재를 멸균팩 재활용지로 만들 계획이다.
멸균팩은 내용물의 변질 없이 장기간 실온 보관이 가능해 매년 사용량이 늘고 있지만 재활용률은 5% 미만에 불과하다. 재활용률 70%가 넘는 금속 캔, 페트병에 비해서도 매우 저조한 편이다.
멸균팩의 약 70%는 종이로 이뤄져 있지만, 이밖에도 알루미늄 포일, 폴리에틸렌(PE) 등 총 6겹의 소재를 겹쳐서 만들기 때문에 재활용 공정 자체가 까다롭다. 또 일반 종이에 비해 자원 회수율도 떨어져 재활용 비율이 낮았다.
그럼에도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 조사 결과 MZ세대 10명 중 6명이 친환경 소비를 중시하는 '그린슈머(Greensumer)' 점을 반영해, 고객경험을 혁신하고자 멸균팩 자원 순환 모델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멸균팩 재생 기술을 갖춘 한솔제지를 비롯해 식품사 11곳,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과 함께 지난 8일 '멸균팩 재활용을 통한 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LG생활건강은 협약에 따라 멸균팩 재활용지의 수요를 창출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생활용품, 화장품 제품 패키지에 멸균팩 재활용지 사용량을 늘리고, 친환경 고객가치 확산에 주력한다.
멸균팩 재생 용지를 적용한 제품에는 멸균팩 재활용지로 포장했음을 알리는 표시 문구도 넣을 예정이다.

◇ 라벨 없애고 용기 줄이고… 친환경 포장의 혁신
이외에 지속가능한 친환경 포장을 구현하고자 ‘그린패키징 가이드’를 적용하고 있다. 그린패키징 가이드는 포장재의 중량, 재질, 재활용성 등을 정량 평가해 제품의 친환경성을 평가하는 LG생활건강의 평가 척도다.
LG생활건강은 그린패키징 가이드를 통해 국내 탄산음료 최초로 용기에 라벨을 없앤 씨그램 ‘무라벨 제품’을 선보였다. 씨그램 라벨프리 페트병은 생산단계부터 플라스틱 원료의 사용량을 줄이면서 분리배출과 재활용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다.
또 테크(세탁 세제)와 샤프란(섬유유연제)의 이중캡 높이 축소, 홈스타(주방 세제) 750㎖ 용기의 감량화, 히말라야 핑크솔트 펌핑치약의 재활용성 개선 등을 통해 약 11억원 상당의 포장 폐기물 감소와 원가 절감 효과를 달성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 약 152t을 절감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LG생활건강은 샴푸나 보디워시 내용물을 소분해 판매하는 ‘빌려쓰는지구 리필 스테이션’도 운영하고 있다. 리필 스테이션에서 판매하는 용기는 코코넛 껍질을 활용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30% 줄일 수 있고 재활용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