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어] 홍미경 기자 =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물류산업 시장에서 종합물류기업 CJ대한통운의 계약물류(CL)부문이 내년도 전사 실적성장을 이끌 준비를 마쳤다.
인프라, 혁신 기술경영을 토대로 한 ‘물류 컨설팅’ 성과에 힘입어 신규수주를 대폭 확대한 덕분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CL부문은 CJ대한통운의 확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가 발간한 ‘2024 유통물류 통계집’에 따르면 물류산업은 코로나 직후 2020년에 13.5% 역성장한 이후 회복 추세로 전환, 전체 GDP 성장률이 감소함과 비교하여 꾸준히 10% 이상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써 물류산업 GDP 규모는 2023년 기준 92.8조원으로 전체 부가가치 생산의 4.1%를 차지하면서 GDP 성장률의 0.5%p를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물류산업 사업체 수는 2022년 기존 64.4만개로 전 산업 가운데 10.5%를 차지하는 등 2021년 이후 4% 내외로 지속 성장 중에 있으며, 물류산업 종사자 또한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온라인 시장 성장 등으로 2021년 이후 지속 성장 추세를 유지하며 2022년 기존 138.4만명으로 전 산업 가운데 5.5%를 차지했다.
2022년 기준 물류산업 매출규모는 183.1조원으로 전년 대비 18% 성장했으나 전년도인 2021년의 전년대비 성장률인 37.7%에 비해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으며, 물류산업 종사자수 역시 2022년 기준 81.8만명으로 전년 대비 4%대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전년도인 2021년의 14.8%에 비해 성장세가 약화됐다.
같은 기간 물류산업 기업체수는 42.2만개로 2021년과 대동소이한 전년 대비 6.1%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CJ대한통운은 올해 CL부문의 신규수주액이 약 7300억원으로 전년(약 5300억원)대비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6일 밝혔다. CL은 W&D(보관 및 창고·운송)와 P&D(항만·하역·수송)로 구성된 부문이며, 1930년 설립 이래 CJ대한통운이 94년째 영위하고 있는 ‘모태 사업’이다.
최근 5년(2019년~2023년)간 평균 영업이익은 1214억원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이는 부문이기도 하다.
CL부문 내 사업부별 수주액을 보면 P&D사업은 전년보다 14% 늘어난 4100억원을, W&D는 98% 급증한 32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에 따라 CJ대한통운이 내년까지 새롭게 오픈할 신규센터 면적은 57만7000여m2(17만5000평)으로 축구장(2160평) 81개에 달한다.
수주성과는 CL부문 실적에 고스란히 녹아들고 있다. 올 3분기 누적기준 CJ대한통운 CL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2023억원, 13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4%, 영업이익은 16.8% 각각 증가하며 전사 실적성장을 이끌었다. 아울러 회사는 신세계그룹과의 협업 확대를 포함해 신규수주 관련 매출이 본격화될 내년에는 CL부문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CL부문 수주확대 배경에는 CJ대한통운의 물류 노하우를 고객사와 공유하는 ‘물류 컨설팅’이 주효했다. 물류 컨설팅이란 산업군별 맞춤 솔루션 제안부터 센터 설계, 배송에 이르는 SCM(공급망 관리)역할 수행을 말한다.
CJ대한통운은 국내 최대 물류 전문 컨설팅 조직을 보유 중이며 94년간 축적된 업력과 차별화 역량에 기반한 SCM·물류 분야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TES물류기술연구소의 첨단 기술을 컨설팅에 접목해 고객사의 물류 효율화에 기여하고 있다.
실제 주요 헬스앤뷰티(H&B)기업인 A사는 자동화기술, 시뮬레이션 기법 등이 포함된 CJ대한통운의 컨설팅 효과로 보관효율과 작업효율을 각각 42%, 10% 가량 향상시켰다.
이커머스기업 B사 또한 CJ대한통운과의 솔루션 협업을 발판 삼아 배송권역 확대와 물류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주요 수주건으로는 지난 5월 CJ대한통운이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체결한 삼다수 도외 물류계약이 꼽힌다. 압도적인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 3PL(3자 물류)운영 경험뿐 아니라 물류 컨설팅 역량 또한 수주에 적잖은 영향을 발휘했다.
CJ대한통운은 ‘삼다수 수주전’ 당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 물류비 절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를 어필했다.
먼저 자체 물류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실내 100%보관 및 보관효율 65%향상, 선입선출 및 재고균형 등의 관리체계 개선을 제시했다.

또한 탄소 배출량을 690톤 가량 감축할 수 있음을 강조해 ESG경영을 핵심 가치로 삼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CJ대한통운은 차별화된 물류 컨설팅을 더욱 고도화 해 CL부문의 양적·질적 성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컨설팅을 통한 고객사 물류효율 극대화 사례를 지속 확보해 물류사와 고객이 ‘윈-윈’하는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도형준 CJ대한통운 영업본부장은 "산업군별 맞춤형 컨설팅을 기반으로 1PL(1자 물류)에서 3PL(3자 물류)로 전환하는 고객사 수주 물량이 확대되고 있다"며 "물류산업의 혁신을 주도할 스마트 물류 솔루션을 통해 독보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의 국제 경쟁력이 한층 제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물류 전문지 트랜스포트토픽과 물류 조사 기관 어소시에이츠암스트롱이 공동 조사한 2023년 세계 해상·항공 포워더 순위에서 한국 기업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렸다. 해상 부문에서는 LX판토스, CJ대한통운, 태웅로직스 등 3개 기업이 50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며, 항공 부문에서는 LX판토스와 CJ대한통운이 각각 50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해상 운송 부문에서 LX판토스는 7위, CJ대한통운은 38위, 태웅로직스는 42위를 기록하며, LX판토스는 3년 연속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10위권에 진입했다. 태웅로직스는 처음으로 50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해 이들 기업이 해상으로 수송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LX판토스가 153만7000TEU, CJ대한통운이 34만5800TEU, 태웅로직스가 31만3300TEU로 집계됐다. LX판토스와 CJ대한통운은 각각 0.7%와 27.4% 물동량이 증가했지만, 세계 순위에서는 LX판토스가 한 계단, CJ대한통운이 두 계단 하락했다.
항공 운송 부문에서도 LX판토스는 3년 연속 50위권에 진입했으나, 화물 처리 실적이 11% 감소한 11만t에 그쳐 33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CJ대한통운은 48위로 4년 만에 50위권에 재진입했지만, 물동량은 3만3000t으로 2019년의 4만4000t보다 감소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물류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