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어] 오주진 기자 =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무용단이 지난 27일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창작무용 작품 ‘고섬섬’을 성공적으로 공연하며 대한민국 전통 무용의 위상을 세계 무대에 드높였다.
이번 공연은 1936년 손기정 선수의 금메달 수상이 이뤄진 베를린에서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를 추진 중인 전북이 공식 초청받아 진행한 의미 깊은 문화외교 행사다. 문화올림픽 정신을 구현하는 자리로서, 전북이 국제사회에 문화예술로서 교류와 감동을 선사하는 도시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전통문화와 현대무용의 조화를 주제로 한 ‘고섬섬’은 부안 위도 지역에서 전승되는 국가무형문화재 ‘띠뱃놀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2023년 초연 이후 전북국악원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한 이 무용은 이번 베를린 공연에서 처음으로 해외 관객들을 만났다.
이번 공연은 독일 문화예술계 인사와 외교관, 재독 동포 등 500여 명이 관람하며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추가 관객 요청에 따라 리허설 공연도 공개하는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전북국악원 유영대 원장과 이혜경 예술감독이 기획과 연출을 맡아, 전통춤의 정서와 현대 무대미학을 섬세하게 융합해 현지 관객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 특히, 전북 무용단은 국내 예술단체 최초로 슈타츠오퍼 무대에 올라 그 의미를 더했다.
공연과 함께 열린 공식 리셉션에서는 주독일 한국대사관 관계자와 현지 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해 전북 전통문화의 세계화와 유럽과의 지속적 문화 교류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부안군도 전통문화 ‘띠뱃놀이’의 세계화에 힘을 보태며 성공적인 공동 문화외교 모델을 완성했다.
이날 무대는 특히 해외에서 생활하는 파독 간호사와 한인 사회에도 고향의 정서와 위로를 전하는 뜻 깊은 자리로 기억됐다. 공연을 관람한 이들은 전통과 공동체 이야기가 담긴 무용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1936년 손기정 선수가 세계를 놀라게 한 베를린에서, 전북이 다시 전통문화로 세계인과 만나는 특별한 순간을 만들었다”며 “이번 공연은 전북이 문화올림픽 유치를 향한 의지를 보여준 상징적 행사로, 앞으로도 전북의 문화예술 자산을 세계와 함께 나누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