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어] 오주진 기자 = 전라북도 완주군이 한국의 역사와 현대 K-콘텐츠가 만나는 특별한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조선왕조의 국난극복 현장이자 BTS의 발자취가 남은 완주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교육과 체험, 글로벌 콘텐츠 소비가 함께 이루어지는 복합 문화관광지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 태조 이성계 역사탐방에서 BTS 팬투어까지
2025년 3월 시작된 ‘다시 만나는 영웅, 태조 이성계’ 역사탐방 프로젝트는 전북특별자치도와 로컬콘텐츠연구소가 공동으로 기획한 대표 문화관광 프로그램이다. 총 10차례 일정 중 9차례가 이미 진행됐으며, 마지막은 국내 유학 중인 외국인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 가운데 4회는 완주에서 열렸다. 완주는 임진왜란의 분수령이 된 웅치·이치 전투의 무대이자, BTS 촬영지라는 상징적 자산을 모두 지닌 지역이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초기 승전지인 웅치전투와 조선의 저항 의지를 강화한 이치전투는 완주를 ‘국난극복의 상징 공간’으로 만든 사건이다. 또한 태조 이성계의 아들 회안대군 이방간의 유배 흔적이 남아 있는 봉강서원은 조선 초기 왕권 다툼의 역사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다.
여기에 현대 콘텐츠가 더해진다. BTS가 화보 촬영을 한 오성제는 전 세계 팬들의 ‘성지’가 됐고, 위봉산성·아원고택·비비낙안 카페·페러글라이딩 체험장 등으로 팬 투어 동선이 확장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일본 팬클럽 회원 20여 명이 완주를 찾아 BTS 촬영지와 역사 현장을 함께 탐방하며 “과거와 현재의 한국을 동시에 체험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 역사·생태·콘텐츠가 융합된 교육여행지
완주는 관광지만이 아니라 교육여행지로서의 잠재력도 높다. 웅치·이치 전투 현장은 조선의 위기와 민중의 저항을 현장에서 학습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재이며, 만경강 발원지는 물의 순환과 생태계를 체험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생태 교실이다.
또한 BTS 촬영지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체험은 청소년의 흥미를 끌어내고, 직접 사진·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역사·문화·생태·콘텐츠가 결합된 완주의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단순히 관람하는 수준을 넘어 참여·체험형 학습을 실현할 수 있게 한다.
◇ 글로벌 팬덤과 연결되는 관광 전략
완주의 콘텐츠 자산은 국내를 넘어 해외 관광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BTS 팬덤은 세계적으로 분포해 있으며, 이들의 방문은 단순한 팬 투어가 아니라 한국 역사와 문화를 접하는 계기가 된다. 일본 팬들의 사례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다국어 해설 서비스, BTS와 역사유적을 연결한 스토리텔링 콘텐츠, 팬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 등을 강화해 완주를 ‘K-관광의 성지’로 브랜딩할 수 있다. BTS 팬덤의 적극적인 콘텐츠 생산 문화는 완주를 ‘참여형 글로벌 관광지’로 성장시키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 새로운 관광 서사를 여는 완주
완주는 지금, 조선의 국난극복 서사와 BTS의 글로벌 문화 자산을 연결하는 새로운 관광의 미래를 열고 있다.
역사와 생태, 문화와 콘텐츠가 한데 어우러진 완주는 교육과 체험, 창작과 확산이 가능한 복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앞으로는 이를 정규화하고 콘텐츠를 고도화하며 지역 간 연계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완주는 그 중심에서, 한국 관광의 새로운 서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