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어] 정도영 기자 = 비트코인이 지난 25일 9만 달러 이하로 떨어지며 11월 1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하락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시장의 불안과 지난주 바이비트 거래소에서 발생한 15억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 해킹 사건이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신뢰에 타격을 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비트코인은 7.25% 하락해 87,169.7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의 세금을 부과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세계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의 예외주의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느끼고 있다.
이로 인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가격이 급등하고 수익률은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DZ은행 암호화폐 자산 분석가 마르셀 하인리히스마이어는 "거시경제 상황이 최근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언급하며, "바이비트 해킹 사건과 최근의 밈코인 혼란이 암호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악화시켰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이 지난주에 8% 가까이 하락한 반면, 소규모 알트코인들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밈코인, 도지코인, 솔라나 및 카르다노 네트워크의 코인은 모두 약 20% 하락했다.
분산형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갤럭시 공동 창립자인 찰스 웨인은 "이번 해킹 사건은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니며, 세계 관세에 대한 두려움이 이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바이낸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거래소인 바이비트는 해커들이 약 15억 달러 상당의 디지털 자산을 훔쳤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연구 기업 엘립틱은 이 해킹 사건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도난 사건"으로 평가했다.
시가총액 기준 두 번째로 큰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은 8.46% 하락해 2,414.29달러에 거래되며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관 중심 디지털 자산 중개업체 에니그마 증권 리서치 책임자인 조셉 에드워드는 이날의 매도가 "바이비트 해킹에 대한 약간 지연된 반응"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시장은 불안정화 사건이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잘 견뎌냈지만, 더 멀리 나아가면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미국의 정책 변화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도 감정 변화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몇 달 전, 트럼프 행정부가 비트코인 펀드를 옹호하고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실제로는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공무원 임명 외에는 구체적인 소식이 없었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기반 ETF에서 자금을 인출하고 있으며, LSEG 데이터에 따르면 가장 큰 ETF는 2024년 1월 출시 이후 약 6억 4,400만 달러의 순 월간 유출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