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어] 오주진 기자 = 전라남도는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에 배터리에 전력을 저장하고 필요 시 자원으로 활용하는 ‘친환경 자동차 기반 넷제로 시티 실증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전남은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며, 생산량 기준으로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날씨 등 자연 조건에 따른 전력 생산의 변동성과 공급 과잉·부족 문제로 인해 안정적인 전력 관리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전기차에 저장하고 이를 다시 활용하는 에너지 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친환경 자동차 기반 넷제로 시티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4년 공모사업에 선정됐으며, 오는 2026년까지 3년간 총 29억 5천만 원이 투입된다.
재원은 국비와 지방비 각각 13억 5천만 원, 민간 2억 5천만 원으로 구성돼 있다.
넷제로 시티 실증사업은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한 전력을 건물이나 각종 시설에 재공급하는 에너지 순환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전기차와 전력망 사이에 양방향 에너지 흐름을 가능하게 하는 V2G(Vehicle to Grid) 기술을 적용해, 저장된 전기를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구조를 실현하고 있다.
전남도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요금 절감 효과와 에너지 운영의 경제성을 검증하고, 나아가 실질적인 수익 모델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차 이용자는 충전 후 남는 전기를 판매함으로써 차량 유지비를 줄일 수 있고, 건물 운영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력을 공급받아 전기요금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또한 재난 등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될 경우, 전기차가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돼 전력망 안정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전남도는 지난해 4월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협약을 맺었다.
전남도는 행정·재정적 지원을,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사업 기획·평가·관리를,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사업 전반을 총괄하며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업에는 민간 기업과 연구기관도 참여하고 있다.
㈜아우토크립트는 전기차·충전기·운영 서버 간 보안 통신 기술을 개발 중이며, ㈜아이오티플러스는 전기차와 전력망 간 충·방전 실증을,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배터리의 열화도 테스트를 맡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전기차 데이터 수집장치(OBD2)를 개발하고, 충전 케이블만 연결하면 인증부터 요금 결제, 충전까지 자동 처리되는 ‘PnC 인증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차량 대 사물 통신(V2X) 실증 테스트 장비 구축 등 연구개발 기반 마련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는 전기차, 충전기, 충전사업자 간 데이터 연동, 정보보호 솔루션 개발, 전기차 충방전 결제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본격적인 서비스 모델 발굴과 데이터 분석에 나설 계획이다.
서순철 전남도 기업도시담당관은 “미래 전기차 상용화를 준비하기 위해 충전기와 전력망 간 연계 인프라를 구축하고, 보안 통신과 양방향 충전, 결제 시스템 등 핵심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에너지 수요관리 서비스와 전력 거래 모델, 디지털 플랫폼 사업까지 확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