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페어] 오주진 기자 = 꽃이 피고 감각이 깨어나는 계절, 봄이 왔다. 올봄, 바람과 향기, 맛과 풍경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순천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순천의 봄은 단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다. 손끝으로 만지고, 코끝으로 맡고, 입안으로 스미는 오감 계절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 꽃빛으로 물든 순천만국가정원, 걷고 머무는 여유의 산책
5월의 순천만국가정원은 수십만 송이 튤립과 유채가 활짝 피어 형형색색으로 정원을 수놓고, 루피너스, 다알리아, 델피늄까지 더해진 풍경은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한 장 엽서처럼 펼쳐진다.
정원의 봄은 걷고 머물러야만 느껴진다. 꽃 사이로 스치는 바람, 물결처럼 반짝이는 햇살, 잠시 쉼이 더해질 때 비로소 순천 봄이 완성된다.

□ 유람선 위 봄, 정원드림호에서 흐르는 풍경을 만나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출발하는 유람선 ‘정원드림호’는 정원과 도심을 잇는 또 하나의 봄길이다.
물 위를 천천히 흐르며 나무와 하늘, 바람과 꽃잎이 유유히 시야를 채운다.
도심과 정원 경계가 허물어지는 특별한 체험, 그것이 순천 물길이 선사하는 봄이다.
정원드림호에서 내린 후에는 도심 속 장미정원, 풍덕 장미정원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향긋한 장미가 가득한 이곳은 도심 속 낭만과 추억이 깃드는 포토 명소다

□ 겹벚꽃과 차 한 잔, 선암사에서 만나는 고요한 봄 시간
선암사의 봄은 겹벚꽃으로 만들어진 꽃터널로 시작된다.
고찰의 고요함과 봄꽃의 화려함이 어우러진 이곳은,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가장 깊은 감동을 전한다.
산사 고즈넉함 속에서 걷고 멈추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도 봄빛으로 물든다.
걷는 여행 끝엔 차 한 잔 여유가 어울린다.
선암사 야생차체험관에서 찻잎을 덖고, 차를 따르고, 향을 머금는 이 작은 순간이 오감으로 완성된 여행의 진짜 마무리가 된다.
□ 봄을 담은 밥상, 순천 맛으로 완성되는 계절의 기억
남도 진한 손맛과 제철 식재료가 어우러진 순천 밥상은 봄 여행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다.
짱뚱어탕, 꼬막정식은 물론, 봄철 별미 도다리쑥국은 쑥향기와 도다리 담백함이 어우러져 깊고 맑은 맛을 전한다.
이밖에도 두릅, 냉이, 달래, 돌나물 등 향긋한 봄나물이 상을 채우고, 선암사 일대 염소 떡갈비는 산내음 속에서 즐기는 순천 로컬 미식으로 건강과 입맛을 모두 만족시켜준다.

□ 순천에서는 봄이 천천히 흐른다
예로부터 봄을 잘 보내면 한 해가 풍요롭다고 했다.
순천의 봄은 그 의미를 온몸으로 실감하게 해주는 계절이다.
눈부신 꽃빛, 바람결 향기, 차 한 잔 여운까지 모든 감각을 통해 스며드는 이곳 봄은 스쳐가는 여행이 아니라 머무는 시간이다.
올해 봄, 진짜 계절을 만나고 싶다면 천천히 순천으로 가보자. 순천에 머물면, 봄이 더 오래 남는다.